세기공조 김필수 대표는 이런 환경에서 1980년대 말 경기 침체와 노사분규 속에서 현장 실무자로 출발해, IMF 시기 회사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다.

번 열회수 공조기_ 세기공조 제공
이후 열회수 공조기 및 환기 유니트를 독자 개발하고, 맞춤형 시공·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일체형 시스템을 구축하며 산업계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세기공조 김필수 대표를 만나, 그가 만들어낸 틈새시장의 의미, 기술력, 그리고 공조산업에 대한 현실적 시각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
1980년대 후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가 노사 분규로 인해 도산했다. 이후 취업이 어려운 시절에 지인의 부탁으로 관련 업계에서 단기간 일을 돕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이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약 10년간 그 회사에서 근무한 후 IMF를 계기로 회사를 인수해 창업하게 되었으며, 현재의 세기공조가 그 결과이다.
세기공조가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
초창기에는 대부분의 공조업체들이 1인 사업자 형태였고, 사무실도 없이 집에서 업무를 보는 형태가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사무실 마련, 차량 확보, 간판 설치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신뢰와 매출로 이어졌다. 당시에는 소규모 업체에서는 작업복, 안전모, 안전화를 지급하지 않던 시절에 직원들 안전을 위해서 년 지급 횟수에 상관없이 오염된 작업복을 자율적으로 교체 착용하도록 하였다.
동종 비슷한 업체 중에서 당사는 가장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주요 사업 분야와 제품에 대해
공조기, 냉각탑, 송풍기 등 각종 산업용 공조 설비를 생산·설치·관리하는 회사이다. 특히 열회수 환기 유니트 분야에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 생산 및 맞춤형 시공까지 수행하고 있다. 열회수 장치는 실내외 온도 차를 활용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는 설비로, 친환경 건축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열회수 환기유니트 제작과정_ 세기공조 제공
열회수 환기 유니트 기술은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나
2014년 김해 문화체육회관 현장에서 기존 알루미늄 열회수 장치의 부식 문제를 경험하고 대체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페트(PET) 소재를 이용한 현열 교환기 개발에 착수했고, 해당 기술로 2015년 특허를 취득했다. 이 제품은 부식 방지, 세척 가능성, 반영구적 사용이라는 장점을 지녔다.
일반 공조기에도 열회수 장치를 적용할 수 있나
가능하다. 기존 공조기에 열회수 장치를 맞춤형으로 설치하여, 일반 공조기를 열회수 공조기로 개조할 수 있다. 비규격 설비가 많기 때문에 현장 실측을 거쳐 설계·제작 후 시공하는 방식이며, 타 업체의 요청에 따라 부품 공급도 가능하다.
세기공조의 시공 및 사후 관리 시스템
제품은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며, 주요 부품인 열회수 소자는 염소와 고온에도 부식되지 않고 세척이 가능하다. 프리필터만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되며, AS 요청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사후관리는 자체 인력과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생산 시스템 및 기술력은 어떻게 갖추고 있나
제품은 모두 수작업으로 맞춤 제작되며, 자동화보다는 숙련된 기술자의 조립에 의존한다. 김포 지역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하루 8개 내외의 열회수 장치를 제작할 수 있다. 대부분 볼트 조립식으로, 용접 없이 정밀한 공정이 가능하다.
국내 시장 반응과 보급 현황
학교, 병원, 빌딩 등 다양한 시설에 납품 되었으며, 특히 건축법 개정으로 인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 건물에는 환기 유니트 설치가 의무화 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다만, 시설 담당자의 보수적 성향과 예산 승인 구조로 인해 시장 변화 속도가 더딘 부분도 존재한다.

열교환기_ 세기공조 제공
해외 진출 경험과 계획
2019년 중국 상하이 전시회를 참관하며 시장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중국의 공조 산업 수준과 규모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이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베트남 등 해외 진출 사례를 참조해, 무리한 확장보다는 국내 시장 기반을 강화한 뒤 천천히 접근할 계획이다.
현재 인력 구성과 기술 인력 확보
전체 직원 중 20% 이상이 R&D 인력이다.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이 있으며, 다수가 10년 이상 장기 근속한 숙련 인력이다. 아웃소싱 인력도 필요 시 활용하지만, 자체 인력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전 직원이 모든 공정을 숙지하고 있어 유연한 배치가 가능하다.
경영 철학이나 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는 사훈처럼, 땀과 노력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정직과 평등을 바탕으로, 현장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국내 공조 시스템 분야을 선도할 세기공조와 김필수 대표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본다.